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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술자료] 전이초점 심리치료에서의 새로운 발전들 (2) 등록일 2020.05.04
글쓴이 마인드앤소울 조회 629
 ▶ 앞 글에서 이어짐


실제적인 기법적 혁신
회기 밖에서의 사회적, 개인적 삶의 현재 기능에 대한 환자의 갈등의 초기평가 및 지속평가

  우리는 환자의 초기 진단평가에서 현재 기능의 4개의 주요 영역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을 발견했다: (1) 학업, 일, 직업; (2) 사랑과 성; (3) 가족, 사회적 삶; 그리고 (4) 개인의 창의성. 사실, 초기 진단 면접에서 이러한 영역의 평가는 인성평가의 진단적 정확성에 상당히 많은 기여를 할뿐만 아니라 환자가 그의 전반적인 현재 기능면에서는 어디에 서있는지, 환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와 그가 인성장애로 고통 받지 않는다면 그가 이상적으로 어디에 있을지 간에 어떤 간격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환자에 대한 이러한 프로메테우스적 태도는 환자의 역기능의 심각도에 대한 어떤 역전이 반응에서 중요한 균형을 이룬다. 즉 환자에 대한 무망감을 나타내는 분석가의 절망이나 동정심 같은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인생에서 거의 모든 기회를 파괴해온 것처럼 보이고 그들이 직면한 끔찍한 삶의 환경에 대해 무력함과 체념의 기운을 보이는 것 같은, 대부분의 심각한 사례들 앞에서 동정심에 저항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반응은 환자의 주된 문제에 대한 치료자의 치료적 평가를 제한할 것이다.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무엇이 치료 목표가 되어야 하는가, 만약 환자가 병리를 겪지 않는다면 이 환자는 어디까지 이상적일 수 있는가. 나는 여기서 어떤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치료목표의 관점에서 환자에게 부과된 완벽이라는 비현실적인 포부로써 ‘치료에 대한 열망(Furor sanandis)’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환자가 질병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웠다면, 성취했을지도 모르는, 또는 계속해서 성취하고 있을 현실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이며, 이는 진단적 정의와 치료 목표 및 관련된 예후평가를 분명하게 할 것이다. 만약 실전에서 많은 심각한 환자들이 결과적으로 치료적 개입과 관련된 노력들을 제한할 수도 있는 비관과 체념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이런 점을 강조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배워온 이와 같은 평가는 이런 환자들에 대한 심리치료 기법의 중요한 측면이 된다. 실제로 초기 대부분의 시간에, 신속한 평가라는 점에서, 환자가 외적인 삶의 중요한 영역인 사랑, 일, 사회생활, 창조성과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관해 다루어진다. 이러한 환자들은 환자가 무시하고 있거나 방치하고 있는 위급한 문제나 또는 환자의 가능성을 약화시키거나 파괴시키는 자기-파괴적 힘이 작동하는 위급한 문제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은 만연한 자기 파괴적 성향을 지닌 심각한 인성장애에 대한 집중적인 심리치료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것으로, 이러한 4가지 영역에서의 자기 파괴적인 행동에 대한 계속되는 유혹은 치료에서 거의 피할 수 없는 문제이며 당연하게도 전이 행동화의 주요 영역이 된다. 자기파괴적인 유혹 또는 행동화에 대한 치료자의 주의는 그로 하여금 이런 주제를 그 시간의 초점으로, 특히 전이 함의를 초점에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이것은 행동화가 잃어버리거나 파괴된 기회와 축소된 삶의 목표, 그리고 치료시간에 내용으로 드러나기 전에 목적을 달성한 자기파괴성이라는 분명한 비극이 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외적인 삶에 대한 이러한 주의가 회기에서 ‘선별된 사실’(Bion, 1967)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측면을 추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즉, 치료시간동안 발달한 것, 특히 전이의 일부로서 환자에 의해 유보되거나 위장되고, 또는 무시된 어떤 위급하거나 위협적인 문제가 환자의 삶에서 서서히 발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따라서, 언어적 의사소통, 비언어적 행동, 역전이에 근거해서 매 시간과 시간의 각 부분에서 정동적으로 우세한 것의 선택은 환자의 삶과 치료를 위협하는 긴급하게 발생한 문제가 있다면, 이를 고려함으로써 풍부해져야 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진단 평가가 갖는 하나의 암시는 물론, 이처럼 특히 긴급하고 위협적인 문제에 대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환자가 무시하고 억압하고, 감추거나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같은 조건에서 치료자는 무엇을 고려할 것인가? 이 문제는 복잡한데 왜냐하면 환자가 그의 삶에서 긴급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회기 밖 행동은 치료자에게도 역전이 행동화를 유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환자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또는 특정한 행동을 피하도록 지시하려고 시도하며, 결과적으로 전이-역전이 행동화에 해당할 수 있는 ‘지지적인’ 입장을 취하며, 환자의 책임을 치료자에게 투사하게 할 수 있다.
  우리의 경험에서, 치료 양상을 지지적이고 재교육하는 모드로 전환하는 이런 현상은 환자의 자기파괴적인, 때때로 뚜렷이 피학적인 전이에 기꺼이 통합될 수 있으며, 환자가 자기 자신에 대한 진정한 관심 없이 개인적 책임을 포기하고 의존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우선 치료 시간에 명백한 내용으로 초점을 두지 않았던 환자의 삶의 긴급한 문제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치료의 지속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녕을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주제를 환자가 의식하지 못하고, 무관심하고, 무시하거나 ‘숨기는’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기회를 파괴하는 무의식적인 욕구와 공모하는 것을 인식하도록 돕는 것과, 그러한 인식이 환자 편에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실제로 관심을 갖게 자극하는 정도를 검토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한 관심이 없다면, 이를 가장 먼저 탐색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가 스스로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발달한 후에야, 자신이 위험을 피하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바로잡고, 잠재적인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환자의 생각과 감정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의 전형적인 예는 동료에 대한 경멸적인 태도가 뚜렷한, 심각한 자기애성 인성특성을 가진 환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그의 지능이 빠른 승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던 매우 경쟁력 있는 새로운 분야의 직장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그의 경멸적인 태도와 수행에 대한 초기 비판을 무시하는 반응은 바람직하고도 경쟁력 있었던 그 상황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는데, 이는 심지어 그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기도 전이었다. 또 다른 환자, 경계선 인성장애를 가졌으며 연극성 특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한 여성은 만성적이고 극심한 불안으로 파티에 참여하거나 사교생활에 참여하는 것 또는 심지어 데이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행사에서 유능하게 일할 수 있었는데, 꽤 모성적인 여성인 사장이 그녀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환자는 일하는 동안 특별한 이유 없이 울어대곤 해서 사장이 직접 나서서 그녀를 달래주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장만이 그녀를 달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동료들은 이 환자의 설명할 수 없는 울음에 곧바로 사장을 부르기로 했다. 그러면 사장은 몇몇 사람들이 일하고 있고 그 장면을 보고 있는데 큰 사무실을 가로질러 가서 그녀의 책상에서 환자를 위로하곤 했다. 이는 사장을 난처하게 했다. 이는 현실적인 업무 관계를 서서히 왜곡시켰고, 환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웠지만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는 그의 입지를 위협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임이 명백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완전히 못 본 척하고 있었다! 치료자 역시 처음에 업무시간 동안의 그러한 “작은 장면”이 그녀가 비교적 잘 기능하며 그녀의 삶에서 유일한 영역인 업무 상황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치료자는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그녀의 불안정한 행동이 잠재적으로 그녀의 해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을 명료화하는 개입을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환자는 모든 약속에서 만성적인 지각 증상을 보였고, 유사하게 자신의 직장 상황을 위협했는데, 직장에서 그녀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해 깊은 양가감정을 지닌 한 남성 환자는, 아이처럼 만성적으로 관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면서, 그들의 관계에서 여자친구가 그에게 지치고 떠나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척했고, 이전에도 여러 여성들과 겪었던 외상적인 경험을 반복하게 되었다. 이 모든 사례들에서, 그들의 치료회기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공통적인 요소는, 회기 밖 시간에서 환자의 행동에 의해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곧 닥칠 주요 위기에 대해 치료자가 의식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논의하지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반적인 원칙은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자는 환자가 매 회기 사이에 자신의 안녕을 스스로 위협하는 것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계심과 ‘참지 못함(impatience)’을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자기파괴적인 것과 다른 주요 인성 문제들을 분석하는데 장기간에 걸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장기적인 인내심과 매 회기의 ‘참지 못함’은 상호보완적인 기략적 접근이다. 

삶의 목표와 치료목표

  여러 해 전, Ernst Ticho(1972)는 환자의 삶의 목표와 현실적인 치료목표를 구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가장 전형적인 예는 “결혼을 하고 싶은데 배우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치료에 오는 환자들이다. 오늘날, 가장 빈번하게는 40대 초중반 여성들이 해당되는데, 매우 종종 심각한 피학성 또는 자기애성 인성병리를 가져서, 만족스러운 관계의 수립 또는 안정적인 관계에 정착하고 가족을 갖고 싶은 소망이 방해를 받아온 경우이다. 그리고 이제, 출산의 생물학적 한계에 대해 걱정하면서 아이를 갖고 싶어 하거나 그 목적으로 결혼을 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유사한 병리를 가진 남성들, 특히 자기애성 인성을 가지고 이전 결혼이나 연애에서 심각하고 만성적인 실패를 겪은 남성들은 그 목적으로 치료에 올 것이다. Ticho가 지적하였듯이, 치료는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연애 관계를 수립하는데 존재하는 어떤 갈등이라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물론 환자가 외적 현실에서 그러한 사람을 찾을 것이라는 것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에게 적절한 짝을 찾아주지 않는 치료자에게 부정적 전이 또는 실망을 분명하게 표출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면, 이것은 사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가 치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고 치료자가 생각하기에 치료가 타당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공동의 목표와 기대는, 책임을 명료하게 설정하면서 치료 계약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는 굉장히 좋은 순간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환자가 고려하지 않았던 타당한 삶의 목표를 치료자가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고, 환자가 가능성의 영역 안에서 더 나은 삶의 상황을 마음속에 그리도록 돕는 첫 번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모든 것은 각별한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심각한 부정적인 전이가 발달하는 상황에서 환자가 치료의 중단을 위협하거나, 치료가 어떻게 시작했고 무엇에 대한 것이었는지 전체적인 관점을 잃었을 때 특히 그렇다. 정리하면, 현실적이며 합의된 치료목표는 치료구조의 중요한 요소가 되며, 전이에서의 심각한 퇴행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환자의 잠재력 대 그들의 삶의 현실

  우리는 경계선 인성조직을 가진 환자들이 보이는 놀라운 수준의 불일치를 제법 빈번하게 발견해왔다. 그들의 배경, 교육수준, 가족의 지지,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그들이 성인기에 보이는 그늘진, 특징 없는, 공허한 삶의 양식과 우정, 사랑, 일에서 어떤 의미 있는 투자를 하지 않고 피하는 것 간의 불일치 말이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 사이의 이런 불일치에 대한 관심이나 야망이 놀라울 정도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는 그들이 삶의 어디쯤 서있는지 알고자 하는 치료자의 어떠한 노력도 그들의 공간과 현실을 침범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암시적으로 나타낸다. 때로는 그와 정반대로 오히려 야심찬 공상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들의 일상생활이나 일과 행동에서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그것은 잠재력과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들이 해낼 수 있었을 것을 의미한다. 
  치료자에게 중요한 것은, 치료의 초기에 환자의 배경, 인성, 잠재력을 감안할 때 환자가 삶에서 성공과 만족이라고 할 합당한 수준의 성취를 이루어나가고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다. 때로 환자의 처지가 명백하게 희망이 없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을 때, 치료자가 이런 도전을 어떻게 다루어나갈 것인지를 궁금해 하며, 환자가 보이는 병리에 타협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치료자가 자신의 사회적 편견과 삶의 목표를 환자에게 부과하고, 그로 인해 치료 관계를 왜곡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관심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치료자의 자기성찰적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은 치료자가 자신이 보여주는 삶에 내적으로 정착하게끔 ‘세뇌’시키려는 경향이 있고, 특히 만성적인 자기-구속적이고 자기에게 한계를 주는 행동들은 전이의 맥락에서 능동적이고 갈등적인 방식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개인적 책임에 대한 방어

  앞서 언급했듯이, 환자가 주요 삶의 영역에서 매우 자기파괴적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데 있어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는 문제는, 그러한 영역에서의 긴급한 주제가 일단 확인되어 전이분석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회기의 주요한 초점이 될 수 있다. 환자의 무책임한 행동을 직면시키는 것은, ‘초자아’나 도덕주의적 관점이 아닌 현실적인 생존의 관점에서여야 하는데 —치료자는 도덕적(moral)이어야 하지만 도덕주의적(moralistic)이지 않아야 한다(Ticho, 1972)—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는 도덕주의적인 공격으로 경험될 수 있다. 이는 특히 환자가 주요한 반사회적 특성을 가졌을 때, 그들의 참을성 없는 초자아기능의 투사에 상응해서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가 자기파괴적 행동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되기에 앞서, 환자의 편집적 전이 반응에 대한 훈습이 필요하다. 만성적으로 잔꾀에 능하고, 수동-기생적인 삶의 양식과, 자신의 배경, 교육수준, 지능, 사회적 지지체계에 상응하지 않는 일의 수준을 보이는 환자들은 치료자가 자기파괴적. 기생적 행동이라는 만성적인 행동화를 경계하도록 하고, 이 주제를 전이분석으로 가지고 오게끔 동기화한다(Kernberg, 2007). 
  치료자의 ‘도덕적이지만 도덕주의적이지 않은’ 입장에 대한 언급은 환자의 ‘나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을 강조하는 듯이 해석될 수 있고, 이는 기법적 중립 지점에서의 해석적 개입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다. 환자의 행동에 의해 치료자의 윤리적 확신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치료자의 감각은 그의 역전이에서 중요한 경고 신호가 된다: 환자의 행동이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공격성을 암시하는가? 혹은 치료자가 환자에게 자신의 가치체계를 부과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것인가? 환자 또는 다른 사람들이 액면 그대로 비윤리적인 행동이나 의도로 보이는 것에 관여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위험이 있는가? 이러한 주제들이 검토될 필요가 있으며, 치료자의 도덕성은 진단적 기능을 갖는 것이지 행동의 명령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비도덕적인’ 행동은 환자가 부인을 하고 있다는 실용적인 함의를 가질 수 있으며, 현실에 대한 방어적 부인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행동의 결과를 포함하여 환자로 하여금 현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직면시키는 것은, 그 행동의 무의식적인 기능을 살펴보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행동에 변화를 강요하는 노력의 일부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명백히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 문화적 차이로 인한 단순한 충돌이 발생한 경우라면, 치료자의 과제는 자신의 역전이를 탐색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환자가 구체적으로 위험한 행동, 예를 들어, HIV 양성인 내담자들 중 하나가 그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지 않은 채 안전하지 않은 성행위를 한다면, TFP를 수행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한계 설정을 해야 한다는 지표이며, 기법 정신(technical mentality)을 이처럼 과격하게 내팽개친 전이 함의에 대한 즉각적인 해석이 결합된다. 이것은 이 행동의 무의식적 의미에 대한 이후의 탐색의 첫 단계이며, 기법적 중립성의 해석적인 복구이다. 다시 말해, 한계 설정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극단적인 상황 하에서 그 행동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전단계로 보인다. 이것은 또한 위험한 행동화에 대한 치료자의 불안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장기치료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안정적이지만 여전히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삶의 상황을 마치 완벽히 정상인 듯이 보는 암묵적인 묵인(implicit acquiescence)에 대한 유혹의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치료자는 환자의 삶의 상황 속에서 ‘정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험과 효율성, 삶에 대한 만족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려하는 관심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성적으로 기생적인 삶의 양식, 또는 자신의 심리사회적 현실에 대해 방어적인 자기애적 고립을 반영하는 심하게 자기 제한적인 삶의 양식을 보이는 환자들, 또는 매우 심각하게 피학적인 환자들, 그들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무효화하고자하는 무의식적 욕구를 보이는 환자들을 만날 때 이러한 질문이 치료자의 마음에 떠오를 수 있다.
심각하게 피학적인 인성특성을 가진 어떤 환자는 경계선 수준에서 기능하고 있었는데, 잘 나가는 종합 법률회사의 유능한 변호사였다. 회사의 고위 간부와의 연인관계가 끝난 후에 그녀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에 대한 참여에서 밀려났다고 느꼈고, 전 애인과 논쟁에 말려들었는데 그 논쟁은 회사에서 자신의 미래가 위협받는 지점까지 악화되었다. 한 회기에서 그녀는 태연하게 말하기를, 전 애인과의 가장 최근 말다툼에서, 그녀는 그에게 가장 큰 경쟁 법률회사의 대표로부터 중요한 일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는 잘나가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현재는 적군이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간부가 그녀의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지금의 회사가 자신을 얼마나 홀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불평을 계속 하자, 나는 그녀에게 그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고려했는지 질문했다. 그녀는 아니라고 했다.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지도 않았으면서, 오직 그것을 논쟁을 위해 사용한 것뿐이었다. 나는 그녀의 악화되고 있는 상황과, 그녀의 현 직장에 대한 시각,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중요한 기회라고 보이는 것을 현저하게 무시하고 있음을 결합해서 그녀에게 직면시켰다. 여기에는 명백히, 환자가 자기 패배적인 행동을 하게 한 초자아를 극복하도록 “그녀에게 강요”하게끔 무의식적으로 “나를 유혹”한 것이라는 중요한 전이 함의가 있었으나, 그녀의 피학적 행동화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외적 현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수반성은, 기법적 중립성, 일반적인 상식, 그리고 치료자가 아마도 환자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환자의 기능 수준을 높게 보는 것의 관계를 강조한다. 치료자가 마음속에서 이러한 모든 의문들을 제기할 때, 환자의 끈질긴 만성적인 병리의 영향에 맞서게 되고, 환자를 ‘포기’하고 싶은 유혹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현실적으로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삶의 목표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상식이 끝나는 지점에서 심리치료가 시작된다”는 원칙은 적어도 가끔은, 환자가 그의 전반적인 현실 관계 안에서 어디쯤에 있는지 재평가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환자가 ‘실제 삶(real life)’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무시하고 있는 것을 직면시키는 것은, 환자를 대신해서 도와주는 전통적인 ‘지지적’ 기법과 혼동되어서는 안 되며, 그보다는 무시의 의미와 그것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계약 위반과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

  다음은 Yeomans(Yeomans et al., 1992)에 의해 집중적으로 다루어진 계약 맺기의 기략에서 이미 기술된 바 있는 기법적 접근의 발달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치료자들이 환자가 계약을 위반한 후 ‘두 번째 기회’를 주고 나서, 두 번째 계약 위반의 위험성 및 이와 관련하여 치료를 파괴하고 끝내는 위험성을 전이 해석의 일부로서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자주 발견했다. 이런 사례의 전형적인 예는, 환자가 강한 자살 충동을 느낄 때는 그 주제를 다음 회기에서 이야기해야 하며, 만약 충동을 통제할 수 없다면 정신과 응급센터 또는 일반 병원의 응급실에 가서 상담을 받거나 입원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러한 계약의 이해에 따르지 않고 심각한 자살 시도를 한 경우가 될 수 있다. 치료자는 지침에 따라서 치료를 지속하면서 계약을 두 번째로 위반할 경우 그때는 틀림없이 치료가 끝난다는 것을 이해시킨다. 치료자와 환자는 둘 다 이것이 환자에게 전능 통제와 연극적이고 쉽게 치료를 끝내는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눈치 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유혹은 강력한 측면이 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지배적인 부정적 전이, 부정적 치료 반응, 또는 치료자에게 무의식적으로 전치된 제3자를 향한 공격성의 충동적 행동화 등이 있을 수 있다.
  치료자는 이 주제가 치료적 발달의 다른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줌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의 긴급성을 계속해서 마음에 두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사실 이것은 만성적이면서도 급성이고, 치료의 중단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회기에서든 ‘선별된 사실(selected fact)’을 함께 결정하는데 있어 ‘최우선순위’의 주제이다. 환자는 계약 위반에 대해 다시 언급하지 않고, 정동적으로 지배적인 다른 주제들을 제시하면서 잠재적인 위반을 준비하는데 치료자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에 대해 조금도 방심하지 않는 것이 환자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치료의 실패를 예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것은 전이 발달이 이러한 위협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날 때, 잠재적 위협을 치료의 지속과 연결 짓고, 구체적인 계약 위반의 반복과 같은 파괴적 전이 충동의 암묵적 행동화를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만성적인 자살 경향성을 가졌을 때 이러한 관심은 모든 회기에 걸쳐서 유지될 필요가 있는데, 자살이 환자의 현재 기능의 맥락에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완전히 상관없는 주제가 되었다는 것이 환자의 자료에서 명확해질 때까지 그렇다. 요약하면, 두 번째로 치료를 중단시키는 계약 위반의 동일한 위험에 대한 전이 함의의 변화는, 적절하다면 언제든, 치료자의 해석적 개입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환자가 지난 몇 달 동안 자살 위협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그 위협이 자신을 통제할 것이라고는 더 이상 상상할 수도 없으니, 치료자가 그 이야기를 그만해야 한다고 납득이 가게 말할 때에서나, 치료자는 다른 전이 맥락에서 그 주제를 되풀이해서 가져오는 것을 그만둘 것이다! 하지만 안전대책으로서, 치료자는 언제나 ‘두 번째 기회’의 시기가 발달할 수 있으며 치료를 끝내고 싶은 유혹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마음에 두고 있을 필요가 있다.
  같은 이유로, 이런 새로운 발달을 고려하면, 동일한 고려사항들은 새로운 한계 설정 또는 초기 계약의 수정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예를 들어, 심각한 거식증 환자의 경우 한계 설정은 환자의 특정 한계를 넘어서는 정도의 체중 변화가 있을 때 계약을 맺을 수 있고, 혹은, 약물 남용 또는 의존 환자의 경우 치료의 전체 과정에서 약물 남용에 대한 한계 설정은 전반적인 치료구조의 일부로서 이루어질 수 있다.
  아마도 가장 어려우면서도 상당히 빈번한 상황은, 자살 행동의 만성적인 위협을 보이는 환자들이, 자살 행동에 대해 치료에서 논의하거나, 응급실에 간다는 치료 조건을 받아들였을지라도 계속해서 자살에 대한 결심을 암시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친구나 가족들을 겁주는 경우이다. 그들은 치료자가 제3자로부터 압력을 받기에 충분한 경고를 할 뿐만 아니라, 치료자 스스로에게도 그러한 의사소통 자체가 지속적 치료를 위한 조건으로서 구조화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걱정을 일으킨다.
  우리는 환자의 만성적 자살 위협 그리고/또는 행동, 그리고/또는 유사 자살 행동으로서의 자해(cutting), 화상, 또는 자해를 야기하는 행동들을 마주했을 때, 환자를 염려하는 가족들(또는 친구들)과 환자가 함께하는 공동 회기가 가장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사례에서 가족들에게 다음과 같은 정보를 줄 필요가 있는데, 환자의 만성적인 자살 위협은 불가피하고 심각한 위험이지만, 이 자살 경향성은 우울증의 반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인성특성과 기질적 소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를 예방할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것은 지속적 위험을 구성하며, 치료에서 요구하는 조건들 중 하나로서 수용될 필요가 있다. 대안적으로, 가족들은 이 만성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자살 위험 앞에서 장기 입원 또는 거주형 치료를 고려해야할 수 있지만, 물론 이것들은 그저 안전에 대한 환상을 제공할 뿐이다.
  치료자의 도움을 받아서 환자의 모든 기능 영역에서 정상화를 촉진하는 대신에 그의 일상적인 책임들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 즉 환자의 삶을 파괴하는 것의 불이익은 장기 입원의 주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료자의 관점에서는 예측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만성적인 자살 행동의 위험이 장기 입원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심리치료는 환자와 가족들이 위험을 수용하는 경우에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즉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끝내 자살해버리거나 혹은 심각한 파괴적인 및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인해 고통 받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말한다.
  환자가 치료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을 수락하고, 모든 당사자들이 치료에 필수불가결하게 내재되어 있는 위험에 대해서 수용하는 일반적인 계약 수립 상황에서, 치료자에게는 안전이 제공되고, 치료에는 적절한 틀이 제공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환자가 계속해서 제 3자를 화나게 하거나 겁먹게 만드는 행동을 지속할 때조차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 미국에서, 소송을 좋아하는 미국 문화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위험과 이러한 위험을 가족이 받아들였다는 점에 대해서 문서로 기록해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때때로, 가족과 환자가 이해했다는 내용의 문서가 필수적일 때도 있다. 이러한 합의 이면에는 치료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치료자의 안전이 보장될 필요성이 있다. 치료자의 안전-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그리고 법적인 안전과, 그리고 치료자의 재산과 개인적 삶에 대한 보호는 심각한 인성장애를 가진 환자의 치료 가능성에 있어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만약 치료사가 이러한 경계들 중 어느 하나라도 통제할 수 없고 심각한 환자의 행동화로부터 그것들을 보호할 수 없다면, 치료는 실행 가능하지 않으며, 차라리 치료를 하지 않거나 그만 두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치료적 절차와 해당 계약의 합의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이점은 이것이 증상의 이차적 이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증상이 전능 통제 및 전이 행동화의 강력한 기제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기법적 중립성 및 반사회적 행동

  우리가 경험적으로 계속해서 확증하는 바는, 질병의 이차적 이득 및 반사회적 행동의 심각성이 부정적 예후의 최우선 지표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두 가지 특징에 덧붙여서 만성적이고, 심각하며, 자해적이고, 자살 및 유사자살 행동을 동반하는 죽고 싶다는 압도적인, 만성적인 소망의 증거를 추가할 수도 있다. 
  반사회적 경향을 지닌 환자는 이런 행동을 정신병질적 전이의 발생, 즉 전이에서 만성적인 기만으로 분명히 보여준다(Kernberg, 2007). 최상의 상황에서,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정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이 전이를 편집적 전이로 변형시킨다: 내담자의 정직하지 못한 것 뒤에 있는 편집적인 이유에 대한 개방적 탐색. 그러나 반사회적 행동과 -이제는 충분히 인식되지만, 여전히 자아동조적인- 이런 반사회적 행동에 대해 죄책감과 불안을 느끼는 환자의 다른 심적 경험의 조각 사이에 심각한 분열이 일어나는 사례들도 있다. 예를 들어, 환자는 그의 직장에서 도구와 재료를 훔치면서, 한편으로 다른 때는 그 행동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 파트너에 대한 가학적인 학대가 자아동조적이고 이를 즐기는 것과 이에 대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모습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은 드물지 않다.
  여기서 이러한 분열의 전이 함의에 대한 탐색 과정에서 발전하는 관심의 진정성과 강도가 사례를 구체화하는데, 초자아 기능의 감내 역량과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나머지 점유 역량이 해석을 통한 해결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다른 환자들은 이런 분열로부터 실제 해소할 수 없는 이차적 이득을 보여주며, 그들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후회나 관심을 표현함으로써 마치 그 이상의 죄책감으로부터 혹은 그들의 행동을 탐색하고 변화시킬 필요로부터 면제된 것처럼 행동한다. 이것이 도착 증후군의 발현이며, 사랑을 이용한 공격이다.
  어떤 환자는 여자친구에게 그녀의 행동에 대해서 그리고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반복해서 묻곤 했다. 처음에는 우호적으로 보였던 질문들은 늘 가학적인 공격과 무자비한 평가절하로 바뀌었고, 여자친구가 울어야 끝이 났다. 치료 시간에, 환자는 자신의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즐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이 어머니에 대한 과거의 강한 미움과 관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성찰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그의 현재 행동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과거의 좌절이 현재 여자친구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이 현재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하면서, 자신이 주기적인 죄책감으로 고통 받는 것이 앞으로는 그에 대해 관심가질 필요가 없을만큼 충분한 속죄 행동이라고 치료자가 인정해주기를 기대한 것이다. 치료자에게는, 도착 증후군이 기법적 중립성 입장에 압력을 준다: 치료자는 어떻게 도덕주의적이지 않으면서 도덕적 입장을 유지하는가? 몇몇 사례들에서는 한계 설정 및 기법적 중립성의 이탈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다른 사례들은 치료자가 치료관계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한계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중단되어야 한다. 이것은 근본적으로는 환자가, 치료자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자신의 공격성에 의해 야기되는 완전한 외로움과 버림받음에 대한 절망을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 된다.

성(性)과 돈: 두 가지 금기 주제

  우리가 치료자들을 훈련시키면서, 심지어 매우 경력이 많은 치료자들조차도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보편적인 문제는, 환자의 성적 경험, 환상, 행위와 환자의 현재 재정 관리에 대해 충분히 탐색하기를 꺼리는 것이다. 환자의 전반적 기능에서 이러한 중요 영역에 대한 잘못된 회피는 전이/역전이 상연으로 발달할 수 있으며, 치료의 진전에 한계가 될 수 있고, 심지어는 치료의 지속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초기 평가에서 환자의 성 및 애정 생활에 대해 포괄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사랑에 빠지고, 만족스런 사랑관계를 수립하며, 성적 친밀성을 충분히 경험하고, 다정함과 정서적 관계를 성적 만족, 자위환상의 특성, 자위환상과 성적 활동의 관계, 성적인 꿈의 지배적 특성과 통합하거나 엄격히 분리시키는, 환자의 역량 또는 역량부족은 환자의 심리조직에 관해 중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전이에서 환자의 성적 행동과 성적 환상의 표현은 일반적으로 좀 더 쉽게 생각되고 개념화되지만, 때로는 충분히 탐색되기 어려운데 특히 환자가 성적으로 매우 유혹적인 행동을 하는 조건에서 그렇다. 아마도 심각한 자기애성 환자가 성적 유혹을 치료자에 대한 우월성과 통제를 주장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때, 성적 관심의 위장을 통해서 치료자가 환자의 성적 갈등을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치료자 편에서 환자의 재정 상황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하기 꺼리는 것을 발견했는데, 특히 재정적 필요와 책임을 다루는 데 큰 어려움이 있고 재정 관리에서 심각한 무책임, 이차적 이득,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 그렇다. 재정 문제가 치료 상황 자체에 영향을 줄 때, 환자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기 원하는 소망을 합리화할 때, 치료자는 자신의 재정 불안으로 유래된 역전이 반응으로 인해 전이 상황을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게 될 수 있고, 객관적 현실을 명료화하지 못하고, 전이 발생의 관점에서 가능한 왜곡을 명료화하지 못할 수 있다(Berger and Newman, 2012). 처음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환자 편에서 비현실적인 헌신으로 행동화된 피학적 행동을 경계해야 하며, 환자의 잠재적인 자기애성, 반사회성 특성이 착취적 경향으로 발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결론적 개관

  본질적으로, TFP 기법의 주된 새로운 발달은 전체적 전이 상황이라는 개념의 확장에 있다. 이는 환자의 외적인 삶에서 심하게 자기-파괴적인 경향이 해리된 그리고  ‘의식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표현에 대한 전이 탐색을 포함한다. 이러한 행동화의 미묘함과 서서히 늘어나는 중대성은 치료 상황 바깥의 환자의 기능에 대한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탐색에 의해 탐지될 수 있다. 외견상 혼란스러운, ‘죄 없는’, ‘사소한’ 사건이나 발생사건에 대한 치료자의 경계심과 관심 및 분석에 대한 상식적 접근은 위험한 현실을 조명하는 본질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치료구조의 명확성과 견고한 안정성은 치료자의 기법적 중립성 유지를 촉진하는 한편, 여전히 일관적으로 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매 회기에 ’기억도 욕구도 없이‘ 접근하게 한다. 그런 상황에서, 체계적인 전이 분석은 문제적이고 위협적인 행동화에 대해 지지적이고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싶은 역전이 유혹보다 효과적이다.
  심하게 퇴행된 자기애적 전이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의 발달은 새로운 TFP 기법 발달에서 부가적인, 중요한 영역을 구성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논문에서 다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