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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술자료] 방어기제 성숙도에 대한 논의 등록일 2020.03.18
글쓴이 김정욱 조회 516
저자 : 김 정 욱
제목 : 방어기제 성숙도에 대한 논의
출처 : 한국 임상심리학회 추계 학술대회(2003. 11. 08)


1. 방어기제 정의

방어 기제(또는 대처 유형)란 개인을 불안으로부터 보호하고, 내적인 또는 외적인 위험이나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자동적인 심리 과정이다(DSM-IV, 1994). 정신분석 용어사전에서는 방어란 위험들과 그에 수반되는 불쾌한 정동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아의 분투를 가리키며,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이때 위험이란 애정 대상의 상실, 대상의 사랑 상실, 거세, 및 초자아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Moore and Fine, 1990).
방어 자체가 비정상적이거나 병리적인 것은 아니며, 적응적인 기능을 지니기도 한다. Willick(1995)에 따르면, 방어란 불안을 유발하는 추동이나 불쾌한 정동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상적인 조작이다. 방어는 주로 심리적인 갈등에서 비롯되는데, 정상적인 적응과 성격발달의 부분이 될 수도 있고, 병리적인 증상이나 성격특성과 관련될 수도 있다. 방어는 성격발달, 증상 형성, 심리적 생활의 모든 측면들에서 역할을 하는데, 방어가 경직되고 지속적으로 이용될 때 병리적이라고 본다. Mentzos(1982)는 자아기능이 현저하게 제한되고, 자유로운 자아 발전과 실현이 감소될 때 방어기제가 병리적이라고 보았다. 또한 행동의 강제성, 경직성, 방어기제가 완전히 무의식화되고 의식화가 심한 저항에 부딪치는 것을 병리적으로 보았다. Vaillant(1971)는 방어기제는 오랜 기간 반복적인 패턴으로부터 수집될 필요가 있으며, 그 적응적인 기능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연구자들은 대체로 방어와 대처를 구분하고 있는데, 그 구분 기준은 그것이 의식적인지 무의식적인지 그리고 의도적인지 비의도적인지 하는 것이다(Cramer, 2000). Perry(1993)는 방어냐 대처냐 하는 용어의 문제는 학문의 문제라기보다는 선호의 문제라고 하였다. 그는 가장 적응적인 방어들을 대처기제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체로 정신역동적 입장의 연구자들이 방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대처 기제들이 여전히 다른 방어들과 많은 특성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Freud(1894)는「방어의 신경정신병(The Neuropsychoses of Defense)」에서 처음으로 방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그는 사람들이 고통스런 정동을 일으키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고나 감정들을 막아내기 위해, 무의식적 방어 과정을 통해 이들 사고나 감정들을 덜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하였다. 이는 Freud가 마음내의 갈등에 대해 가장 초기에 언급한 것 중 하나로서, 마음의 한 부분이 지닌 소망과 감정을 다른 한 부분이 반대하고 의식에 머무르지 못하게 한다고 보았다.
Freud는 초기에 몇 가지 방어에 대해 기술하였지만, 주로 억압을 중심으로 증상을 설명하였다. 그는 방어와 억압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Moore and Fine, 1990). Freud는 구조이론을 도입하면서, 방어가 무의식적 심리과정이며, 억압은 많은 방어 중 하나임을 명확히 하였다(Freud, 1959/1926).
Freud(1959/1926)는 또한 어떤 증상들이나 어떤 질병 유형들은 특정 종류의 방어를 사용한다고 보았다. 히스테리는 전환(conversion), 강박증은 전위(displacement), 정신병은 환각적 혼란(hallucinatory confusion), 편집증은 투사(projection) 등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신경증의 선택이 갈등 상황에서 사용되는 우선적인 방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프로이드 이후 정신분석 초기부터 특정 방어기제와 증상간의 관련성이 시사되어 왔다. Laplanche와 Pontalis(1973)는 “특정 상황에서 우세한 방어기제는 질병 유형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Kernberg(1975)는 특히 성격 병리와 방어간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대부분의 방어들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반면, 어떤 상태나 장애에서 하나 또는 두 개의 방어가 현저히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방어를 보면 그 상태나 장애를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Willick, 1995).
Anna Freud(1936)는「자아와 방어기제」에서 방어기제의 목록을 제시하였다. 먼저 억압, 퇴행(regression),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 전위, 투사, 격리(isolation), 취소(undo), 부인(denial), 자기에 대한 공격, 반전(reversal)을 제시하였고, 이후 공격자에 대한 동일시, 이타적 양도(altruistic surrender)를 추가하였다. 그녀는 불안의 원천, 즉 추동압력의 강도, 외부세계 및 초자아에 따라 방어를 분류할 것을 제안하였다.
Brenner(1981)는 불안을 감소시키거나 긴장을 추방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무엇이든 방어적이라고 간주하였다. 그는 “모든 자아 행위들이 방어적 목적과 추동 만족을 위해 사용될 수 있으므로, 특수한 방어기제란 없으며, 우울이나 불안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들이 방어에 속한다”고 주장하였다. Willick(1995)은 이런 주장이 임상적 관찰과 일치하는 점이 있지만, 방어적 목적에 사용되는 특정 자아 기능을 방어기제라고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하였다.
Wallerstein(1983)은 방어기제는 구성개념 또는 개념적 추상화이며, 방어 행동은 관찰가능한 현상이라고 구분하였다. 그에 따르면, 방어기제는 행동, 정동 및 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원치 않는 추동 방출을 조절하기 위해 호출된 마음의 기능을 가리키는 반면, 방어는 방어적 목적을 수행하는 실제 행동, 정동 및 사고들이다. 방어기제의 수는 제한적이지만, 방어적 수단은 무한할 수 있다.
방어에 대한 초기 이론은 방어가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추동이나 소망이 의식되지 않게 한다고 보며 심리내적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에 대해 보다 초점을 둔다. 반면, 후기 방어 이론은 방어의 참조점이 추동이 아니라 자기(self)이다. 방어는 중요 타자와의 친밀한 관계 맥락에서 발생하는 관계 및 인지적 패턴으로서, 불안을 일으키는 대상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하며, 해로운 외적인 영향이나 내부의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후기이론은 정신분석 내에서 대상관계 이론, 자기심리학, 미국 대인관계 이론들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Cooper, 1998).
많은 현대 정신분석치료자들은 이러한 초기 및 후기 이론들을 통합하고 있다(Cooper, 1998). 치료자들은 방어의 내적 기제와 대인간 요인들간의 변증법적 긴장을 봄으로써 두 이론을 통합한다. 치료자들은 여러 가지 대인관계 상황에서 나타나는 방어의 지속적인 측면을 보는데 있어서 초기 이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후기 이론적 접근은 각 이자관계의 독특한 측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2. 방어기제의 성숙도

방어기제를 분류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방식은 미숙한 방어에서부터 성숙한 방어 순서로 체제화하는 것이다(Mentzos, 1982). 지난 50 여년간 여러 학자들이 방어가 성숙도 위계를 지녔다는 것을 강조해왔다(Soldz & Vaillant, 1998). 그러나 방어의 평가가 어렵고, 방어의 정의나 방어 목록, 방어 위계에 대한 경험적 증거의 부족으로 인해, 심리학에서 방어기제 개념은 폭넓게 수용되지는 못했다(Davidson & MacGregor, 1998; Hauser, 1986).
Glover, Gill, Rapaport, Brenner와 같은 자아 심리학자들이 방어의 위계의 가능성을 인식하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인 개관이나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Vaillant, 1992). 안나 프로이드는 방어의 연대기(chronology)를 개발하는데 관심이 있었다. 그녀는 “방어는 그 자체의 연대기를 지닌다... 방어는 적절한 연령 이전에 사용되거나 그 이후에 너무 오래 사용된다면 병리적인 결과를 지니는 경향이 있다. 부인이나 투사가 그 예인데, 이것들은 초기 아동기에는 ‘정상적이지만’, 나중에는 병리를 이끄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억압과 반동형성은 너무 일찍 사용되면 아동의 성격을 무능하게 만든다(A. Freud, 1936)”라고 하였다. 또한 그녀는 방어의 연대기가 쉽게 결정되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방어의 연대기는 분석 이론 중에서 여전히 가장 모호한 분야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방어기제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진일보한 것은 Haan(1963)과 Semrad, Grinspoon과 Feinberg(1973)의 종단 연구로부터 비롯되었다. Haan(1963)은 방어유형과 대처유형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 유형들과 종단적인 정신건강 측정치와의 상관을 조사하였다. 그러나, Haan은 방어를 지나치게 특이하게 정의하였고, 표집과 평정자 신뢰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Semrad, Grinspoon과 Feinberg(1973)는 급성 정신분열증 환자의 회복과정을 조사함으로써 종단적으로 방어를 연구하였다. 그들은 자아 프로파일 척도(Ego Profile Scale)를 개발하였으나 역시 충분히 타당화되지 못하였다(Cooper, 1992).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970년 때까지 방어기제에 대한 경험적 이해는 개념적 혼란상태에 있었고, 이런 이유로 DSM-III에 하나의 축(axis)으로서 포함되지 못하였다(Cooper, 1992; Vaillant, Bond, & Vaillant, 1986).
방어의 성숙도 위계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연구자는 Vaillant(1971, 1976)였다. Vaillant(1971)는 성인의 적응수준에 따라 개별 방어를 네 범주로 묶는 방어의 이론적 위계를 제안하였다. 첫째, 정신병적 방어는 망상적 투사, 정신병적 부인, 왜곡으로 구성되며, 둘째, 미성숙한 방어는 투사, 폐쇄적(schizoid) 환상, 건강염려증, 수동공격, 행동화, 해리 및 신경증적 부인으로 구성되며, 셋째, 신경증적 방어는 억압, 전위, 반동형성, 주지화로 구성되며, 넷째, 성숙한 방어는 이타주의, 유머, 억제, 예기, 승화로 구성된다. 그에 따르면, 방어 위계는 미성숙-성숙, 정신병리-정신건강의 차원으로 배열될 수 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장기 종단연구를 수행하면서 방어가 적응성의 위계에 따라 조직화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가설은 방어의 성숙도 위계와 전반적 기능 측정치, 정신과적 질병의 경과, 성인의 삶에서 다양한 성공 지표와의 관계를 조사함으로써 검증되었다(Soldz & Vaillant, 1998; Vaillant, 1976; Vaillant, Bond, & Vaillant, 1986).
Vaillant(1976)는 대학생 95명에 대해 30년 간에 걸쳐 자아 방어기제의 선택과 성인 적응간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그는 생활 일화 방법을 이용하여 개인의 특징적인 방어를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전반적인 방어 성숙도는 객관적인 정신병리를 측정하는 척도와 부적인 상관(r=-.35)을 보였고, 외부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적응과 정적인 상관(r=.65)을 보였다. 미성숙한 방어는 좋은 적응과 부적으로 상관되었으며, 정신병리와 정적으로 상관되었고, 성숙한 방어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방어 성숙도는 결혼의 안정성, 직업의 안정성, 주관적인 행복 및 신체적 건강과도 상관이 있었다. 그는 미성숙 방어가 나쁜 신체적 건강의 결과가 아니라 그 선행 변인이라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Soldz와 Vaillant(1998)는 Vaillant(1976) 연구와 동일 표집에 대해 50년 종단연구를 실시하였다. 이들은 군집분석을 통해 위계적으로 조직되는 다섯 가지 방어군집을 찾아내었다. 미성숙 방어 군집 2개, 신경증적 방어 군집 2개, 성숙한 방어 군집 1개였다. 연구자들은 미성숙 군집이 다시 행동형 방어군집과 환상 및 투사형 방어군집으로 구분됨을 증명하였다. 그들은 각 군집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신체건강, 사회적 직업적 기능, 약물사용, 사회병리 등에 대해 조사하였다. 성숙한 방어를 많이 사용하는 군집의 사람들은 모든 심리적 변인과 건강 변인에서 가장 잘 기능하였다. 주로 신경증적 방어를 사용하는 두 군집의 사람들은 모든 변인들에서 중간 수준으로 기능하였다. 미성숙한 방어를 주로 사용하는 두 군집의 사람들은 다른 세 군집 사람들보다 잘 기능하지 못하였다. 그 중에서도, 행동형 방어들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군집은 더 큰 사회병리, 알콜 문제, 결혼 불안정성을 보였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방어에 대한 DSM-IV(1994)의 성숙도 위계를 지지하였다.
방어 성숙도는 자아기능의 중요한 특성으로서 삶의 여러 영역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어 성숙도는 IQ(Haan, 1963), 심리사회적 성숙(Vaillant, Bond, & Vaillant, 1986), 사회적 상승 이동(Snarey & Vaillant, 1985) 등과 정적 상관이 있었다. 사회적 상승이동과 정적인 상관이 있는 방어는 주지화, 이타주의와 예기(anticipation)였다. Ellsworth, Strain, Strain, Vaillant, Knittle과 Zumoff(1986)는 비만치료 연구에서 방어 성숙도가 높을수록 감소된 체중을 잘 유지한다고 보고하였다. Vaillant와 Vaillant(1990)의 연구에서는 중년기에 방어가 성숙한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이 60대가 되어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고, 잘 적응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방어 성숙도는 진단범주들, 스트레스 요인들, 전반적인 기능(global functioning) 및 심리적 고통(전체심도지수)과 상관있었다(Perry & Høglend, 1998). Cramer(2000)는 TAT를 이용한 방어 평가방법(Defense Mechanism Manual; DMM)을 사용하여 방어를 평가한 결과, 미성숙한 방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간이정신진단검사의 전체심도지수가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Perry(1993)는 방어의 위계를 일관되게 증명한 여러 연구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방어 집단과 적응간 상관들의 중앙값을 계산하였다. 먼저, 정신병적 수준의 방어들은 전반적인 기능과 가장 큰 부적인 상관을(중앙값 r=-.57) 보였다. 이들 방어들은 외부 현실을 심하게 왜곡함으로써 매우 빈약한 외부 적응과 관련된다. 정신병적이라는 용어는 이들 범주의 방어가 현실 검증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용된 것이지만, 이는 개념적으로 방어와 진단을 혼동시킬 여지가 있다. 그래서 Perry와 Cooper(1989)는 이 방어 범주를 ‘방어 조절장애(dysregulation) 수준’으로 부르자고 제안하였는데, 이는 대체로 스트레스와 갈등에 대한 개인의 반응을 조절하는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미성숙 수준의 방어들도 전반적인 기능과 부적인 상관을(중앙값 r=-.28) 보였다. 중앙값 상관이 행동화 -.32, 신경증적 부인 -.29, 환상 -.28, 투사 -.25, 건강염려증(또는 도움-거부 불평) -.23, 수동공격성 -.19이었다. Perry와 Cooper(1989)는 미성숙 수준 방어를 다시 행동형과 부인형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행동화, 수동공격, 건강염려증은 타인에게 작용한다고 해서 행동형 방어라 하였고, 부인, 투사, 합리화는 소망이나 생각, 정동이나 행동을 부인한다고 해서 부인형 방어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심상-왜곡 범주는 Bond, Gardner, Christian과 Sigal(1983)이 제안한 것으로 소위 경계선 및 자기애적 방어를 포함한다. 경계선적 방어는 Kernberg(1975)의 제안에 근거한 것이다. 심상왜곡 범주는 미성숙 범주 다음으로 정신건강과 전반적인 부적 상관을 지니며, 중앙값 상관이 r=-.12이었다. 심상왜곡 범주 중, 경계선 성격과 관련된 방어들(자기상과 타인상의 분열)은 큰 부적 상관을 보이는 반면, 자기애적 성격과 가장 연관된 방어들(전능, 평가절하, 이상화)은 부적인 상관의 크기가 더 작았다. Perry와 Cooper(1989)는 경계선 및 자기애적 방어들을 각각 큰 심상왜곡 및 작은 심상왜곡 방어로 재명명하였다. 이러한 구분은 자기상과 대상상에서의 정서적 왜곡 정도, 전반적인 적응성에서의 차이, 요인분석 결과를 반영한 것이었다.
신경증적 방어 범주는 전반적인 기능과 중앙값 상관이 r=.04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방어기제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이 수준의 방어기제들을 사용한다. 신경증적 방어와 전반적 기능과의 관계는 중앙값 상관이 전위 -.16, 해리 -.14, 금욕주의 -.05, 반동형성 -.04, 억압 .04, 합리화 .05, 취소 .10, 격리 .14, 주지화 .22였다. 흥미롭게도, 사고를 유지하면서 정동을 최소화하는 강박적 방어들은(격리, 취소 및 주지화) 다소 적응적으로 보이는 반면, 정동과 소망들의 체험을 변경하거나 오도(misdirect)하는 신경증적 방어들은(전위, 해리, 반동형성) 전반적으로 덜 적응적이었다. 이들 방어들 각각은 사고, 정동, 소망 또는 대상에 대한 자각을 어느 정도 억제한다. Perry와 Cooper(1989)는 신경증적 방어를 ‘정신적 억제 수준’으로 부르자고 제안하였다.
성숙한 방어들은 전반적인 기능과 r=.33의 중앙값 상관을 보였다. 개별 방어들에 대한 중앙값은 승화 .26, 이타주의 .29, 유머 .33, 예기 .40, 억제 .43이었다. 이들 방어들은 가장 적응적인 수준을 구성한다. 각 경우에서 원래의 스트레스 요인은 소망, 정동 및 갈등을 창조적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다루어지며,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반응이 된다. Perry와 Cooper(1989)는 ‘성숙한’을 대체하는 용어를 찾는다면, ‘가장 적응적인 수준’이 적절하다고 주장하였다.
Vaillant의 뒤를 이어, Perry는 다양한 종류의 자료에 적용할 수 있는 평정체계를 고안하기 시작하여, 방어기제 평정척도(Defense Mechanisms Rating Scales)를 개발하였다. 방어기제 평정척도는 3판에 이르러 적절한 평정도구가 완성이 되었는데, 22개의 방어기제를 평정하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Vaillant가 제안한 미성숙 및 신경증적 수준과 Kernberg가 제안한 경계선적 수준의 방어로 구성된 평정체계였다. 방어기제 평정척도 4판에서는 성숙한 방어 수준이 추가되었고, 총 30개의 방어를 평가하였다. 5판에서는 양적인 평정방식이 확립되었고, 방어기제에 대한 정의가 합의된 평정도구를 만들기 위해 최종적으로 총 27개의 방어를 선정하였다(Perry, 1990). 5판에서, 미성숙한 방어수준은 다시 행동형 방어수준과 부인형 방어수준으로 구분되었고, 심상왜곡 수준은 큰 심상왜곡 수준과 작은-심상왜곡 수준으로 구분되었다. 큰 심상왜곡 방어는 경계선적 수준의 방어를, 작은 심상왜곡 방어는 자기애성 수준의 방어를 각각 개명한 것이다(Perry와 Karados, 1995). 그리고, 신경증적 수준은 다시 강박형 수준과 기타 신경증적 수준으로 구분되었다.
방어기제 평정척도는 27개 방어기제 각각에 대해 그 정의, 그 심리내적 기능의 기술, 가까운 방어들과 변별하는 방법, 구체적 예가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27개의 방어기제는 유사한 기능적 속성 및 경험적 관계에 근거해서 7개의 방어수준으로 구분되어 7개의 방어수준 점수가 산출된다. 마지막으로 방어수준 위계에 따라 가중치가 계산된 전반적인 방어적 기능 점수가 얻어진다(Perry & Kardos, 1995).
제 1수준 ‘행동형(action)’ 방어는 충동적 행동을 통해 직접적으로 감정과 충동을 방출함으로써 갈등을 다룬다. 행동화, 수동공격성, 건강염려증(도움거부불평)이 이에 해당한다.
제 2수준 ‘큰 심상-왜곡(major image-distorting)’ 방어는 특정 의미나 정서 상태에 완전히 동조하기 위해 자기상과 대상상을 크게 왜곡한다. 분열, 투사적 동일시로 구성된다.
제 3수준 ‘부인형(disavowal)’ 방어는 자기상을 보존하기 위해 주관적 체험, 정동, 충동을 부인한다. 부인, 투사, 합리화 및 환상으로 구성된다. 환상의 경우 부인기능보다는 그 전반적 적응성과 관련해서 포함되었다.
제 4수준 ‘작은 심상-왜곡(minor image-distorting)’ 방어는 자존감과 기분을 조절하기 위해 자기상과 대상상의 어떤 측면을 왜곡한다. 왜곡은 제 2수준보다 광범위하지 않다. 전지전능, 이상화 및 평가절하로 구성된다.
제 5수준 ‘신경증형(other neurotic)’ 방어는 갈등이나 스트레스 요인을 의식적 자각 밖으로 밀어낸다. 억압, 해리, 반동형성, 전위로 구성된다.
제 6수준 ‘강박형(obsessional) 방어는 관련된 외부 현실을 왜곡하지 않은 채 정동을 중성화하거나 축소한다. 격리, 주지화, 취소로 구성된다.
제 7수준 ‘적응형(high adaptive)’ Perry의 방어수준이란 용어는 방어의 성숙도 또는 적응도의 수준으로 이해된다. DSM-IV의 방어기능척도에서도 방어수준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방어성 수준과 의미가 혼동될 수 있다. 방어수준은 방어를 많이 하느냐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어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며, 이론적으로 경험적으로 그 적응도가 유사한 방어를 묶어서 각각의 방어수준을 구성한 것이다.
방어는 만족을 최대화하고, 감정과 사고에 대한 의식적 자각을 허용한다. 친화, 이타주의, 예기, 유머, 자기주장, 자기관찰, 승화 및 억제로 구성된다.

Bloch, Shear와 Markowitz(1993)는 방어기제 평정척도를 이용하여 기분부전 장애(dysthymia)와 공황 장애 환자를 비교하였다. 이들의 연구에서, 기분부전 장애 환자들은 공황 장애보다 평가절하, 투사, 수동공격, 건강염려증, 투사적 동일시, 행동화를 유의미하게 많이 사용하였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기분부전 장애 환자보다 반동형성, 취소를 많이 사용하였다. Busch, Shear, Cooper, Shapiro와 Leon(1995)도 방어기제 평정척도를 이용하여 기분부전 장애와 공황 장애 환자의 방어를 비교하였다. 이들의 연구에서 공황 장애 환자들은 기분부전 장애 환자보다 반동형성과 취소를 많이 사용하였다.
방어기제 평가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정신역동 지향적인 정신과의사들은 DSM-III 및 개정판에서 역동적인 내용을 평가하는 새로운 6번째 축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해왔다(Karasu와 Skodol, 1980; Skodol과 Perry 1993). DSM-III-R에서 방어기제에 대한 용어해설이 실렸으며, DSM-IV판에서는 선택축으로서 방어기능 척도(Defensive Functioning Scale)가 제시되었다.
방어기능 척도에서 평가하는 31개의 방어기제들은 개념적으로 경험적으로 구분되는 7가지 방어 수준(Defense Levels)으로 묶여진다. 적응도가 높은 순으로, 가장 적응적인 수준(high adaptive level), 정신적 억제 또는 타협형성 수준(mental inhibitions or compromise formation level), 작은 심상-왜곡 수준(minor image-distortion level), 부인 수준(disavowal level), 큰 심상-왜곡 수준(major image-distortion level), 행동형 수준(action level), 및 방어 조절 장애 수준(level of defensive dysregulation)이 있다.
DSM-IV의 새로운 축으로 방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DSM은 기술적 진단기준에는 능통하지만, 병인론을 규명하고 신경증적 장애의 치료를 안내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하였다. 대신 방어축이 그런 지침을 아래와 같이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Skodol과 Perry, 1993).
(1) 환자가 어떤 증상을 제시하든, 환자의 방어 성숙도수준이 높을수록(즉, 미성숙한 방어보다는 성숙한 방어가 우세할수록) 예후가 좋다.
(2) 신경증형 방어가 지배적일 때, 환자들은 대략 강박적, 히스테리 또는 신경증적이라고 분류될 수 있다. 이들 각각은 폭넓은 치료 함의를 지닌다.
(3) 큰 심상왜곡 방어와 작은 심상왜곡 방어가 주로 나타날 때, 환자들은 경계선 및 나르시스적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를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환자들은 구조화되지 않은 자유연상 장면에서는 특히 퇴행하기 쉬우며, 치료 관계에서 유아적인 측면들을 상연할 수 있다. 이상화, 평가절하, 전지전능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방어를 고려하지 않는 해석은 환자의 자존감을 위협할 수 있고, 그래서 작은 심상왜곡 방어의 사용을 증가시키고, 부정적 치료적 반응을 이끌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4) 부인 방어가 우세한 환자들은 성격 장애의 특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방어들은 환자의 문제의 심각성을 수용하는 것을 방해하고 제시 문제와 관련된 스트레스 요인과 갈등을 다루는 책임을 지니는 능력을 손상시킨다.

3. 방어기제 성숙도에 대한 국내 연구

김정욱(2003)은 Perry(1990)의 방어기제 평정척도(DMRS)를 사용하여 방어를 평정하였다. 면접자료를 바탕으로 심리증상 및 대인관계 문제와 관련해서 방어가 성숙도 위계를 구성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특정 심리증상 수준이 높을 때 어떤 방어가 많이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방어기제 평정척도에서 개별 방어기제 점수는 0~2점 사이이며, 방어수준 점수는 0~1점 사이이다. 전반적 방어기능 점수의 이론적 분포는 1~7점 사이이며, 상담장면에서는 보통 2.5~6.0사이에 분포된다. 이 점수가 높을수록 전반적인 방어 성숙도가 높음을 나타낸다.
연구 결과, 먼저 대학생 집단에서 방어기제 사용 평균점수를 보면 평가절하가 평균 1.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거의 모든 피면접자들이 평가절하를 주요방어기제로 사용하였음을 의미한다. 다음 합리화(1.1), 수동공격(0.68), 부인(0.66) 순으로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방어였으며, 성숙한 방어로는 억제가 0.49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내담자 집단의 경우 대학생 집단과 내담자 집단의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이 달랐다. 내담자 집단은 면접자료를 중심으로 방어기제를 평정하였고, 내담자 집단의 경우 상담 축어록 자료를 바탕으로 방어기제를 평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두 집단의 직접적인 비교는 문제가 있지만, 여기서는 참고로 함께 제시하였다.
, 마찬가지로 평가절하가 평균 1.4점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 1에서와 마찬가지로 평가절하의 사용이 가장 높았지만 점수는 약간 낮은 편이었다. 그 다음이 투사(1.29), 합리화(1.21), 억압(0.97), 자기관찰(0.74), 분열(0.68) 순이었다. 참고로, 방어기제 평정척도를 사용한 외국 연구의 결과를 제시하였다. Bloch 등(1993)의 연구에서 기분부전장애 환자의 경우 평가절하 1.69, 수동공격 1.32, 투사 1.23, 건강염려증 1.14, 행동화 0.77점, 전반적 방어성숙도는 3.93 이었고, 공황장애 환자의 경우 평가절하 0.95, 수동공격 0.59, 투사 0.40, 건강염려증 0.18, 전반적 방어성숙도는 4.75점이었다.

내담자 집단에서 대학생 집단과 다른 점은 투사, 억압, 자기관찰 및 분열 방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내담자들이 투사와 억압, 분열 등의 방어를 보다 많이 사용하며, 동시에 이러한 측면들에 대해 어느 정도 자기관찰을 하는 내담자들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각 방어수준 점수는 각 방어수준 범주에 해당하는 방어의 수를 전체 방어의 수로 나눈 비율점수이다. 대학생 집단의 방어수준의 평균점수는 작은 심상왜곡 방어수준이 .30, 부인형 방어수준이 .25로 나타났다. 이는 피면접자들이 주로(50%이상) 3~4수준의 방어를 많이 사용함을 보여준다. 전반적 방어기능 점수는 평균 4.1점으로 나타났다. 내담자 집단의 방어수준 평균점수는 부인형 수준이 .31, 작은 심상왜곡 수준이 .21로 나타났다. 내담자들의 경우 부인형 수준의 방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전반적 방어기능 점수는 평균 3.87점으로 나타났다.
방어 성숙도 위계를 나타내는 각 방어수준과 간이정신진단검사와의 상관을 살펴보면, 전반적 방어기능은 전체심도지수와 -.46(p<.01)의 상관을 보였다. 전반적 방어기능이 높을수록 증상의 심도는 낮게 나타났다.
또한, 행동형과 큰 심상왜곡 수준은 미성숙 유형으로 묶고, 부인형과 작은 심상왜곡과 신경증 유형으로 묶고, 강박형과 적응형을 성숙한 유형으로 묶었을 때, 미성숙 유형은 심리증상 수준과 일관되게 높은 정적 상관을, 신경증 유형은 낮은 정적 상관을, 성숙 유형은 부적 상관을 보였다(전체심도지수에 대해 각각 r=.41, r=.16, r=-.43).

전반적 방어기능은 대인관계문제 전체점수와 -.26(p<.05)의 상관을 보였다. 방어수준이 낮을수록 대인관계 문제 정도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관계 문제척도에서 나타난 특징은, 행동형 방어수준보다 큰 심상왜곡 방어수준이 보다 높은 상관을 나타냈고, 가장 높은 수준의 적응형 방어보다 강박형 방어에서 보다 높은 크기의 부적 상관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문제영역에 따라 방어수준의 위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김정욱(2003)은 방어기제와 심리증상 점수간의 상관을 조사하였다. 우울증상은 수동공격과 .32(p<.05)의 상관을 보였으며, 강박증, 불안, 공포불안 등 불안과 관련된 척도들은 분열과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다(r=.28, p<.05; r=.31, p<.05; r=.35, p<.01).
편집증 척도는 행동화와 .27, 수동공격 .27, 분열 .30, 이상화 .27, 억압 -.26, 주지화 -.26, 예기 -.26의 상관을 보였다. 그밖에 정신증 척도는 해리와 정적인 상관을 보였다(r=.32, p<.05).
요약하면, 전반적 방어기능은 전체심도지수와 높은 부적 상관을 보였다. 그리고 낮은 방어수준은 심리증상 수준과 정적인 상관을 보였고, 높은 방어수준은 부적인 상관을 보였다. 또한 방어 성숙도가 높을수록 대인관계 문제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방어가 성숙도 위계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 방어수준과 관련해서, 대인관계 문제척도에서 보다 분명히 나타난 특징은, 행동형 방어수준보다 큰 심상왜곡 방어수준이 대인관계 문제들과 보다 높은 정적 상관을 나타냈고, 가장 높은 수준의 적응형 방어보다 강박형 방어에서 보다 높은 부적 상관을 보였다는 점이다. 또한 간이정신진단검사의 대인예민성과 공포불안은 행동형 방어수준보다 큰 심상왜곡 방어수준과 더 큰 정적 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어떤 문제영역에서는 문화에 따라 방어 성숙도의 위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행동형 방어수준이 큰 심상왜곡 수준보다 덜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큰 심상왜곡 수준은 분열과 투사적 동일시로 이루어지며, 행동형 방어수준은 행동화, 수동공격 및 건강염려증(도움거부불평)으로 구성되는데, 문화적으로 수동공격이나 건강염려증이 보다 우호적으로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추가적인 비교문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Perry와 Ianni(1998)는 방어 성숙도 7수준을 Vaillant의 용어로 나누어보면, 제 1수준부터 제 4수준까지를 미성숙 수준, 제 5수준과 제 6수준을 신경증적 수준, 제 7수준을 성숙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심리증상 및 대인관계 문제와 방어 성숙도의 상관결과를 살펴보면, 제 1 수준 행동형과 제 2수준 큰 심상왜곡 방어수준이 비슷한 상관크기를 보이고, 부인형, 작은 심상왜곡 및 신경증형이 비슷한 상관크기를 보이며, 강박형과 적응형이 비슷한 상관크기를 보였다. 이런 방식으로 각각 미성숙, 신경증 및 성숙한 방어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 또한 방어 성숙도 위계가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방어와 특정 심리증상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우울 척도는 수동공격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수동공격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불만이나 공격성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를 공격하는 면을 포함하는 방어이다. 개인은 중요 인물에 대해 경험하는 좌절과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강박증과 불안 및 공포불안 척도는 모두 분열과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다. 분열은 자기자신이나 타인을 이분법적으로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쁘다고 보며, 통합된 상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분열은 양가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현실과 관련없이 동일한 감정으로 바라봄으로써 불안을 유발하는 영향을 감소시키는 방어기제이다. 분열 방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은 개인이 불안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낼 수 있다. 사람들이 불안할수록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분해서 보고, 누군가를 오로지 나쁘게 또는 좋게 볼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대체로 방어가 심리증상수준과 관련하여 위계를 구성하고 있지만, 방어기제 평정척도의 원래 성숙도 수준과 꼭 일치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국내 실정에 맞게 새로운 성숙도 순서를 재구성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4. 논의

Lazarus(2000)는 방어의 위계 개념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가령, 부인 기제는 누구나 사용하지만 항상 병리적인 것은 아니고, 맥락에 따라 때로는 적응적이고 때로는 비적응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illick(1995) 또한 방어를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으로 구분하고, 또 그것과 정신병리 정도와의 관계를 보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수준이 낮은 것은 방어가 아니라 갈등과 관련된 자아의 통합정도이며, 환자들이 보이는 방어과정들은 주로 그들의 자아의 빈약한 조직화로 인해 수준이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나 정신병 환자들도 높은 수준의 방어를 사용하며, 정상인이나 신경증 환자들도 원시적인 방어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자아의 퇴행정도, 자아기능의 온전함, 대상관계의 질, 심리내적 갈등과 관련된 요인들을 조사함으로써 이런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방어는 직접 관찰할 수 없고 추론해야 하는 것으로서, 독립된 실체라기 보다는 하나의 과정을 나타내므로, 정확히 정의하고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Vaillant, 1992). 나아가, 방어를 그 성숙도에 따라 배열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Lazarus(2000)나 Willick(1995)의 주장처럼, 방어기제의 성숙도 위계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몇 십년에 걸친 수많은 종단적 연구결과들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어기제들이 성숙도의 위계에 따라 집단화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성숙한 방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일과 사랑에서 모두 더 잘 적응하는 결과를 보였다(Soldz와 Vaillant, 1998; Vaillant, 1976).
Perry(1993)는 각 방어가 상황에 따라 적응성이 달라지긴 하지만, 전반적인 적응성과 관련하여 분명한 위계를 지닌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위계상에서 낮은 쪽의 방어들은 몇 상황을 제외하면 통상적으로 부적응적이며, 높은 쪽의 방어들은 폭넓은 상황들에서 적응적이라고 하였고, 적응성의 또 다른 측면은 특정 순간에 보다 적응적인 방어를 융통성있게 선정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대체로 행동화보다는 주지화가 보다 성숙한 방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성숙한 방어를 현저히 지속적으로 사용할 때 더 문제가 될 것이다. 방어기제는 그것이 적용되는 상황에 따라, 연령에 따라, 그 적응도가 다를 것이며, 성숙도의 차이를 지닐 것으로 판단된다.
P. Kernberg(1994)에 따르면, Vaillant의 연구(1976, 1977)는 성숙한 방어기제로부터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타주의, 예기, 억제, 유머, 승화는 모두 유연성을 지니며, 현재와 과거의 고통을 완화하는 능력을 반영한다. 이와 동시에 이들 방어들은 다른 방어가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고를 인식하고 감정을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더구나, 이들 방어기제들은 양심과 현실, 및 대인관계를 효율적으로 통합한다.
Perry(1993)에 따르면, 방어들은 그 개념적 관계성이나 경험적 연관성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등에 기초해서 집단화될 수 있다. 방어기제들을 가장 타당하게 집단화할 수 있을 때까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며, 그때까지 방어 성숙도 위계는 계속해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방어 연구는 상담 및 심리치료 과정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내담자의 방어를 평가함으로써, 예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심리장애의 원인과 역동에 대한 가설을 세울 수 있고, 적절한 상담계획을 수립하고 개입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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