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생생한 존재로의 여정/토머스 오그던/ 김정욱 번역/ 학지사/ 1만6000원
박태해 선임기자 2025/ 04/ 06
정신분석이란 우리의 깊은 무의식적 마음을 알려고 하는 학문이다. 소위 무의식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모든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정신분석, 생생한 존재로의 여정’은 정신분석을 단순한 해석과 이해의 기술을 넘어, 분석가와 환자가 함께 좀 더 충만하게 인간적으로 존재하고 생성되어 가는 살아 있는 과정으로 살피고 있다.
저자 토마스 오그던은 현대 정신분석의 이론가이자 치료자로 독창적인 정신분석 개념을 구축해 온 인물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으로서 존재하고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두는 존재론적 정신분석을 강조한다. 이는 ‘앎’과 이해’에 초점을 두는 기존의 인식론적 정신분석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존재론적 정신분석에서는 기계적 교육이나 훈련이 아니라 상담실에서 살아 있는 만남을 통해 환자의 진정한 고통과 진실을 발견하고자 한다.
상담자는 환자와 함께 존재하고, 함께 꿈꾸고, 살아 있는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은 상담 현실과 인간의 현실을 좀 더 잘 반영한다. 우리가 살아간다고 해서 항상 ‘살아 있는 느낌’을 가지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때로 AI나 좀비같이 영혼이 잘 느껴지지 않기도 하고,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고, 자기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도 잘 모르기도 한다. 오그던은 이런 상태를 “살아 있지 못한 삶”이라고 보고, 정신분석이란 바로 이 상태에서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게 하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생하게 다시 살아나는가?
첫째, 진정한 대화와 진정한 말 속에서 ‘진정한 자기’가 살아난다. 마음이 담긴 진정한 말을 하고, 누군가가 그 말을 들을 때, 자기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인간은 결국 말 속에서 마음의 깊은 이야기를 꿈꾸고 나누게 된다.
둘째, 상담자는 ‘함께 존재하는 사람’이다. 마음을 재빠르게 해석해주는 사람보다 함께 머물러주고,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과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매 순간 새로운 관계가 생명을 불어넣는다. 모든 상담은 똑같지가 않다. 매번 새롭고 고유한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것이 바로 나와 타인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방식이다. 환자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 경험’을 하고 ‘살아 있는 감정’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오그던은 이 짧은 순간들을 통해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고 말한다.
책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기분이 드는 사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이 드는 사람, 관계 속에서 진짜 나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하다.
(기사 원문 :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4025267?lfrom=kakao )